AI 수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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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사미디어
등록일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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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지문
고등학교 동창 가운데 대전에서 경찰 간부로 일하는 친구가 있다. 한번은 그 친구와 사석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에 “요즘은 말이야 범죄자들이 ‘사회적 지문’을 남기기 때문에 완전 범죄를 저지르기 어려워! 죄를 지으면 몇 시간 안에 다 잡힌다니까.”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사회적 지문!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도 쉽게 검색되지 않는 용어였다. “사회적 지문? 그게 뭔데?”라고 그 친구에게 되물었다. 그러자 “사람은 손가락에만 지문이 있는 게 아니야. 범인이든 누구든,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사용 내역이 기록으로 남잖아. 범죄 현장 인근 도로에 설치된 CCTV는 물론이고 자동차 블랙박스 기록, 스마트폰 위치 추적 기능, 컴퓨터 IP 추적 기능 등의 정보를 수집해서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범인을 쉽게 특정할 수 있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그 범인은 반드시 검거되게 돼 있어! 어떤 사람이 남긴 이런 모든 종합적인 정보를 ‘사회적 지문’이라고 해.”라고 말했다. 벌써 몇 해 전에 나눈 이야기인데 최근 들어서는 ‘AI(인공지능)’가 엄청난 양의 데이터(빅데이터)를 축적해서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급속하게 퍼져 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를 품은 AI가 화물의 운송, 마케팅, 건강 관리, 금융이나 보험, 보안, 군사 영역, 과학계와 교육계, 각종 사무 및 문화·예술 분야에 널리 접목되고 있다.
AI의 순기능과 역기능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에서는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기기를 통해 이를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들의 정보를 쉴 새 없이 쌓아 가고 있다. 나의 경우만 봐도 스마트폰의 위치 기능을 켜 두었더니, 지난 몇 년 동안 나의 거의 모든 일정과 동선을 빅데이터가 기록하고 있었다. 어느 곳을 자주 방문하는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지, 쇼핑할 때 어느 제품을 선호하는지, 어떤 장르의 뉴스를 자주 검색하는지, 어느 곳에서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어떤 영상을 자주 시청하는지 등 나의 거의 모든 성향까지도 AI는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편리한 점도 많다. 어느 물건을 사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척척 추천해 주고, 어떤 뉴스를 봐야 할지 망설일 필요도 없이 내가 궁금해할 만한 뉴스의 장르를 따라 척척 펼쳐 준다.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생성형 AI는 잘만 활용하면 어느 분야에서 건 나를 전문가 수준으로 만들어 준다. 어렵게 공들여 외국어를 학습할 필요도 없이 다양한 번역기를 제공해 주어 외국인과도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 준다. 글로 쓰기 원하는 주제를 알려 주고 간단한 단어 몇 개만 알려 주면 거의 창작에 가까운 글도 써 주어 금세 <작가>로 만들어 준다. 작곡 수업을 따로 받지 않아도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창작해 줘서 나를 <작곡가>로도 만들어 준다. 그림에 들어갈 이미지에 대한 정보만 텍스트로 입력해 주어도 완전히 새로운 그림 한 편을 그려 주니, <미술가>(?)가 되는 일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며칠 전에는 서점에서 책을 한 권 샀는데, 표지 안쪽에 “이 책의 표지는 AI가 그린 표지 그림입니다.”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는 인간의 재능을 모방하거나 보완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러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때로는 AI가 가진 데이터와 정보로 윤리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모든 것을 기계적인 판단에 의해, 혹은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실행 명령이 내려진다면 인간에게 불행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 ‘AI 로봇 살상무기가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 하는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누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까? 특히 개인 정보와 같은 데이터가 보호받지 못한 상태에서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나 불법적인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으로 데이터가 조작된다면 인류에 대한 위협은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모든 것이 드러나다
사람들은 흔히 다양한 자연 재난이나 특별한 자연 현상들을 경험하면 이것들이 지구 종말의 징조라고 믿는다. 빈번한 지진이나 홍수, 전쟁이나 기근, 환경오염, 기후변화와 같은 이슈들이 등장할 때마다 지구의 종말이 가까웠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지구의 종말>의 이유는 뭘까?”라는 매우 본질적인 질문을 해 본 적이 있나? 성경은 매우 단순하게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이 세상에 죄가 들어왔으므로 언젠가는 그 죄에 대한 심판! 심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일견 지금 당장 편안해 보이고 안전해 보이는 이 지구의 종말이 이르러 올 것이라고들 말한다. 심판의 특징이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심판>은 죄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드러낸다. 그렇다. 심판의 특징은 모두 드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드러난 정보에 따라서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를 판단한다. AI가 보편화 되자, AI 수사관은 나의 거의 모든 정보, 내 생활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다. 나는 숨길 것이 아무것도 없고, 나는 더 이상 숨을 곳도 없다. 나의 거의 모든 것은 다 드러나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제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사람의 정보가 낱낱이 기록될 것이고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남김없이 드러나서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이 인류의 운명이다. 성경은 말한다. “하나님의 심판하실 시간이 이르렀다”(요한계시록 14장 7절 참조)라고. 아울러 예수께서도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바 있다.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마태복음 6장 18절). 모든 것이 남김없이 드러나는 날, 인류의 심판이 이르러 올 것이고, 그날이 바로 지구의 종말이다.
- 박재만 시조사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