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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인터뷰] 신명철 변호사 “내 파트너 변호사는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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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2.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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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가능케 하신 하나님 권능...짜릿했던 ‘여호와 닛시’의 경험
신명철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서 자신이 역할을 잘 수행했다기 보다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성도들이 함께 마음을 모았기에 승소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변론에 임하는 그의 접근방식은 비신자였던 이전의 변호인과는 전혀 달랐어요”

한지만 군의 아버지 한기태 교장(영남삼육중.고등학교)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건넨 귀띔이다.

신명철 변호사는 항소심 변론을 맡자마자 한기태 교장 부부의 침례 날짜와 교적 등 이들 가족이 재림교인이라는 근거자료를 요청했다. 이들이 대대로 재림신앙을 고수하는 신실한 재림성도임을 입증해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다.  

여기에 UN 자유권규약 등 국제법과 해외 판례를 찾아 종교자유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법리적 접근뿐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확실성을 높였다.  

특히 SDA의사회 소속 회원들에게 탄원서를 요청하기도 했다. 건국대의대 조영일 교수를 비롯한 선배 재림교인 의사들은 이 부탁에 따라 과거 자신의 의대 재학시절 안식일 준수 경험과 종교자유의 중요성, 그리고 교육의 공공성 등 저마다의 견해를 피력한 의견서를 냈다.

이들은 안식일에 시험을 보지 않고 대체일(평일)에 시험을 보며 졸업한 사례와 증거자료를 체계적으로 작성해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아울러 SNS 등을 통해 재판 소식을 공유하며 “종교자유에 있어 의미 있는 판결이 되도록 승소를 위해 더욱 힘써 기도해달라”고 호소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력했다.

▲ SDA의사회 회원들의 탄원서를 보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건 어떻게 이뤄진 일입니까?
- 솔직히 변호를 공동수행 하는 분들마저 안식일의 중요성이나 절대성에 대해 잘 인식을 못하고 계셨어요. 비신자인 그분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죠. 안식일 준수가 한지만 군 개인의 특이한 주장이 아니라는 걸 객관적으로 입증할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재림교인 학생들이 사회와 학교에서 안식일을 지키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잖아요. 어떻게 보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제는 우리 사회가 이를 포용하고 이해하고 배려해줘야 한다는 걸 밝히고 싶었어요.

한지만 군뿐만 아니라, 이 길을 앞서간 재림교인 의대생들이 똑같은 경험을 했다는 점을 재판부에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경험을 쓴 탄원서를 부탁드렸는데,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30명이 넘는 의사선생님들이 흔쾌히 진술해 주셨어요. 어떤 분은 A4용지 한 장에 정리하라고 했는데, 세 장을 써 주신 분도 계세요. 그만큼 애정과 관심이 깊었죠.

사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본인의 인적사항을 다 밝혀야 하는 일이에요. 신분증과 의사면허증까지 다 첨부해 달라고 했거든요. 네트워크를 중요시하는 의사집단에서는 어쩌면 더더욱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단기간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어요. 덕분에 잘 정리해서 준비서면에 첨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의사들의 탄원이 재판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까요?
- 물론입니다. 아주 큰 힘이 되었죠. 어떻게 보면 그 하나하나의 기록이 우리의 ‘투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어요. 거기에 보면 의사선생님들 개인의 이름과 출신학교를 실명으로 적었어요. 그리고 그 내용이 판결문에 기재 되었는데, 그 항목이 인정사실입니다. 법원이 이건 사실이라고 인정한 겁니다.

1심에는 그게 없었어요. 왜냐하면 사실이라고 인정을 안했으니까요. 그런데, 2심에서는 재판부로부터 사실이라고 인정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서 투쟁해왔던 그 모든 고투와 시련이 헛된 게 아니라, 이 판결의 든든한 기초가 되었고 이번 소송을 통해 과거의 역사가 사실이며, 진실이라는 게 명백하게 밝혀진 겁니다. 물론, 법적 효력도 갖게 됐죠.

변론을 준비하며 의사선생님들의 탄원서를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요. 교인인 제가 봐도 뭉클한 감동이 있더라고요. 그분들이 함께 해 주시지 않았더라면, 아마 더 외롭고 힘든 싸움이 되었을 겁니다. 저와 함께 최전방에서 최선을 다해 싸워주신 거예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영적 르비딤’ 골짜기 위에서 재림성도들이 기도의 팔을 들어주시는 사이, 저나 한지만 군 그리고 강기훈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의사선생님들이 이렇게 힘을 내어 싸울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사건 변론을 통해 개인적으로 느낀 점도 많을 것 같은데요.  
- 변호사들은 ‘사건에 개인감정을 이입하지 말라’ ‘객관성과 중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법리에 따라 의뢰인을 위해 일하라’는 교육을 받아요. 이전까지 저도 그렇게 했고,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말하죠. 앞으로도 그렇게 할 테고. 그런데 이 사건만큼은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건 ‘내 사건’이라고 볼 수도 있는 문제였어요. 내 후배, 내 가족 그리고 자라나는 내 아이가 같은 고초를 겪을 수 있는 거였거든요.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일이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승소에 대한 더 큰 간절함이 있었던 거 같아요.

언젠가 한번은 ‘내 직업으로는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없나?’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자신의 직업적 성취가 하늘의 목적과 일치하니 목사님들은 참 행복하겠다’라고 생각을 했죠. 그러다 우연히 SDA의사회 조상익 선생님의 간증을 들었어요. 그분이 자기를 소개하면서 “안녕하세요? ‘예수님을 전하는 의사’ 조상익입니다”라고 인사하는 거예요.

‘이 사람은 의사인데 어떻게 예수님을 전하지? 의료선교사인가?’라고 의아해했죠. 그런데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이 하나님의 역사로 소생하는 경험을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서 참 많은 감동을 받았어요.

그러면서 ‘그래! 현대의학으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도 하나님께서 치료해 주시는데, 법률실무가가 봤을 때 아무리 어려운 사건이라도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전례가 없는 사건을 맡아 소송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지만, 이런 일을 통해서 오히려 더 큰 행복을 느꼈어요.  

이번 승소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행여 나중에 내 아들은 이런 일이 없을 거라는, 혹은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아빠로서 이 판결을 가지고 대체시험을 볼 수 있게 해 줬다는 게 기분 좋고, 뿌듯합니다.

▲ 크리스천 법조인으로서, 특히 재림교인 변호사로서 평소 법조철학은 무엇입니까?
- 거창하게 철학이라고 할 거까지는 없고요. 제게 주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하며, 맡긴다는 거죠. 로펌의 기본적 구조가 파트너 변호사와 어소 변호사로 구성되는데, 저는 변호를 수행할 때 ‘내 파트너 변호사는 예수님’이라는 생각으로 임합니다. 그래서 모르는 문제가 있거나 혹은 어떤 선택의 순간, 우선적으로 예수님께 간구하죠.

변호사라는 직업이 실체적 진실을 다루어 재판부를 설득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자칫 나도 모르게, 진실이 아닌 주장을 할 수도 있는 거예요. 저는 그게 두렵고, 그런 건 원치 않거든요. 그래서 진실에 가장 부합하고, 가장 가까이에 접근하는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철학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내 파트너 변호사인 예수님께 묻고 가련다’라는 게 저의 직업과 신앙을 연관시킨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변호인으로서 이 사건의 승소를 위해 기도해준 국내외 재림성도들에게 인사의 말씀을 전해 주십시오.
- 이번 소송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마음을 모아주신 성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마 이번 사건이 법리적으로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면, 저의 능력으로 해결하겠다는 자만심을 가졌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건 처음부터 ‘도저히 내 능력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하나님의 섭리가 필요하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한지만 군과 같은 진리와 신앙의 가치를 지키는 사람들의 열렬한 기도가 절실했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간절했습니다. 르비딤 골짜기에서의 승리는 모세의 팔에 달려있었듯, 결국 승패는 재림성도들의 무릎에 달려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소식을 들은 많은 분들이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지지해 주셨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성원을 보내 주셨습니다.

이 승리가 한지만 군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승리라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사건은 비단, 개인의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20만 한국 재림성도 모두의 사건이었고, 우리의 자손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지에 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우리의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싸웠으며, 합심하여 일궈낸 소중한 결과이기에 더욱 값집니다. 저는 그저 그중 일부를 담당해서 일한 것뿐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집중포화를 온 몸으로 버텨준 한지만 군과 가족 그리고 그 옆에서 든든한 힘이 되어준 강기훈 선생님과 SDA의사회 선생님, 국내외의 모든 재림성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만약 우리 중 누군가 신앙문제로 핍박을 받는다면, 저 역시 재림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처럼 기꺼이 옆에서 싸워드리겠다고 다짐합니다. 물론, 저를 비롯한 많은 성도들이 그때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시리라 믿습니다.

■ “입학시험 안식일 배정 등 아직 해야 할 일 많아”
그는 대법원 승소판결 이후에도 자신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걸 원치 않는다며 한동안 인터뷰를 고사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변론을 맡아 일을 하면서 겪은 영적 경험을 성도들과 나누는 건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취재에 응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결과에 대해 치하해 주시는 건 고맙지만, 칭찬은 과분하다며 본인이 드러나지 않길 바란다고 겸손해했다.  

자신이 역할을 잘 수행했다기 보다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성도들이 함께 마음을 모았기에 가능했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혹여나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 기사를 보고 그분의 지존하심에 대해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이번 재판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신 그리스도의 깃발을 따라가고,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의 깃발을 꽂는 ‘여호와 닛시’의 경험이었다. 하나님으로 인해 승리했으며, 그분께서는 자기 백성과 언제나 함께하신다는 언약의 표징이 되었다. 앞으로도 그 깃발을 따라갈 것을 다짐하는 그는 이제 곧 법무법인 금성으로 자리를 옮긴다. 선배 재림교인 변호사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다.

신  변호사는 인터뷰를 마치며 “입학검정 과정에서의 안식일 배정이나 양심적 병역거부에 재림교회 편입 등 아직 할 일이 더 많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더 활발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아버지 신장호 목사의 은퇴예배에 참석해 가족대표로 전했다는 그의 감사인사가 기억에 스쳤다.  

“가족 같은 재림성도 여러분! 심적 고통이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상황과 형편이 어렵고 불가능해 보여도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을 위한 중보기도 부대가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시는 분입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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