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MA 의대생, ‘신앙지도’ 어떻게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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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19.08.2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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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A의사회 하계 포럼 열고, 체계적 운영 위한 지원방안 논의
특히 SMA의 신앙지도 및 봉사활동을 놓고 좀 더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운영과 지원을 위해 SDA의사회가 어떻게 협력할지 심층 모색했다.
의사회는 개최 취지를 언급하며 “과거에는 SMA 학생들이 봉사대 기간 위주로 개인 혹은 단체들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이어져 왔고, 그때마다 어려움이 도출돼 왔다. 하지만 아직 해결방안을 찾는 자리를 만들지 못했던 실정이다. 이제는 봉사대뿐 아니라 신앙공동체로서 SMA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져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공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진석준 세미나부장의 사회로 진행한 포럼에서는 ▲해외봉사대는 필요한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해외봉사대는 체계적인 매뉴얼에 따라 가고 있는가? / 매뉴얼이 있어도 resource가 없으므로 무용지물인가? ▲여름 해외봉사대 - 겨울 총회로 하는 SMA 활동은 현재 방식을 유지하는 게 필요한가? ▲SMA 학생들의 신앙지도는 어떻게 되고 있으며, 어떤 것이 필요한가? 학생들은 신앙의 갈급함이 있는가? ▲SMA와 SDA의사회는 서로에게 어떤 것을 해 줄 수 있는가?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토의했다.
강기훈 의사(내과 전문의 / SMA 지원부), 김윤환 의사(정형외과 수련의), 김우진 양(현 SMA 회장), 임소민 양(2017년 SMA 회장), 조현정 의사(산부인과 전문의) 등이 패널로 마이크를 잡았다.
▲해외봉사대는 필요한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해 임소민 양은 “예과 1학년 당시 학교에서 혼자 신앙생활을 하느라 무척 힘들었다. 많이 방황하고, 신앙 자체가 흔들리던 상태에서 봉사대에 참여해 매일 울면서 기도하고 말씀 나누던 게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런 산 경험이 지금까지 신앙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빗대 설명했다.
임 양은 “봉사대를 준비하는 게 정말 고되고 비효율적인 면도 있지만, 저와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계속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봉사대에 참여했다”며 앞으로 해외봉사대가 계속 이어지길 바랐다.
김우진 양은 “대원들의 소감과 간증을 들으면서 봉사대가 학생들의 영적 갈급함을 채워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식었던 신앙이 뜨거워지고, 예수님을 만나고, 다시 학교생활을 해 나갈 용기와 동기를 얻는 것 같다. 또한 봉사대를 준비하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결속력과 단합을 도모할 수 있었다”며 봉사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미력이나마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난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봉사대는 SMA 학생들이 예수님의 사랑을 직접 전하는 사역을 펼 수 있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봉사대는 체계적인 매뉴얼에 따라 가고 있는가? / 매뉴얼이 있어도 resource가 없으므로 무용지물인가?라는 물음에 임소민 양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자료와 경험이 축적됐다”면서 지난해 인수인계 자료를 바탕으로 봉사지 선정 및 일정, 대원 모집, 의료진 섭외, 약품을 비롯한 물품 구비 등 봉사대 활동 개요와 주요 체크리스트를 간추려 소개했다.
그는 “한정된 정보 안에서 매년 새로운 봉사지역을 발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의료진 섭외가 가장 큰 이슈다. 의료진이 꾸려지지 않으면 아예 봉사대 자체를 갈 수 없는데다, 과목에 따라 어떤 진료를 할 수 있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의료진 섭외는 4-5월에 진행하는 반면, 선생님들의 휴가는 이보다 늦게 확정되기 때문에 서로 기간을 조율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현실적 고민을 짚었다.
강기훈 의사는 ‘법인이 전문화되면 봉사지 선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SDA의사회는 최근 사랑나눔의사회의 법인 틀과 명칭을 인수했다. 이로써 의사회 산하에 비영리사단법인을 두게 됐다. – 편집자 주)에 대해 “단체(SDA의사회 법인) 대 단체(선교단체)로 접촉하면 봉사지 선정이 수월할 거라는 기대는 크게 갖지 않는 게 좋다. 실제로 과거 필리핀에서 현지 시청을 통해 직접 초대를 받아 공식적으로 봉사대를 파견했음에도 지역 보건소가 방해해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봉사지에서는 항상 문제가 돌출되기 마련이다. 상황은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첫 번째 몽골에 갔을 때는 큰 역할을 한데 반해, 두 번째 파견 때에는 몽골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바람에 의료봉사에 의문을 안고 돌아오기도 했다. 법인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 라오스에서는 통관절차가 쉬웠고, 현지 의료기관과 협력해 가시적 성과를 냈다. 학생들도 더 깊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김우진 양은 “올해 봉사지 컨택이 5번이나 무산됐다. 지역 선정이 늦어지다 보니 의료진 섭외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 입장에서 현지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인원을 조율해야 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 양은 “지금까지 갔던 봉사지 중 몇 곳을 뽑아 로테이션으로 파견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의료진도 SMA의사회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섭외를 도와주신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김윤환 의사 역시 ‘의료진 섭외’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데 공감했다. 그는 “사람이 있어야 진료를 하는데 사람이 없다. 전문의 선생님이 최소 3명이상은 있어야 한다. 많이 바쁘시지만, 이제는 (봉사대 참여)의료진 리스트 등 어느 정도 틀을 만들어주셔야 한다.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매년 반복되는 일에 SMA 학생들이 지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여름 해외봉사대 - 겨울 총회로 하는 SMA 활동은 현재 방식을 유지하는 게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의사회에서 SMA 지원을 맡고 있는 강기훈 의사는 “10년 전만 해도 매월 한 번씩 정기모임을 열어 신앙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의료봉사에 참여하는 시간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이 모임이 흐지부지 되면서 점점 동력을 상실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현재는 학생들이 6년 혹은 4년의 학업기간 중 한두 차례 해외봉사대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면 SMA 활동을 일종의 연중행사나 이벤트로 취급할 우려가 있다. 예전보다 동력이 더 떨어지고 결집력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SMA가 조직으로서의 매력을 좀 더 키워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우진 양은 “지역모임을 활성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학생들이 학기 중에 만나기란 쉽지 않다. 각종 봉사활동 등 아이디어는 많지만, 여건상 어렵다. 임원진도 해외봉사대와 총회에 역량이 집중돼 있다. 그런 면에서 임원진의 역할이 크다. 앞으로 지역모임과 정기모임을 추진하면 좋겠다”고 긍정했다.
▲SMA 학생들의 신앙지도는 어떻게 되고 있으며, 어떤 것이 필요한가? 학생들은 신앙의 갈급함이 있는가? 라는 주제를 놓고도 다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현정 의사는 “제가 본과 1, 2학년 때까지만 해도 SMA 고문목사가 있었다. 식사 초청 등 교류를 가졌고, 여름 봉사대와 겨울 수련회에 참석해 말씀과 기도로 격려해 주셨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유명무실하다. 어떻게 보면 신앙지도를 맡아줄 목회자도 없이,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물론 조직 내에 간사와 SMA 지원담당 부서가 있지만, 체계적인 신앙지도에는 한계가 있다. 이제라도 고문목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근래 들어 선후배간의 유대관계가 약화되면서 신앙지도가 길을 잃은 측면도 있다. 선배 의사들이 후배 학생들을 신앙적으로 좀 더 관심을 갖고 챙기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진 양은 개인의견을 전제로 “학교생활 중 겪는 어려움이나 신앙적 고민, 또 의학도이자 재림청년으로써 갖는 여러 가지 경험과 생각 등 SMA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부분이 있다. 이것을 공감하고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SMA 역할론을 부각했다.
그는 “선배들이 후배의 신앙지도를 도와주고,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선배와 후배가 유기적인 멘토-멘티 관계를 형성하면 학생들의 신앙지도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졸업 선배들이 모교 후배들을 더 잘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버팀목 같은 관계가 되면 정말 좋겠다”고 기대했다.
객석에서도 실제적인 고민과 조언이 오갔다. 신윤정 양(인제대 본과 2)은 “학교생활 중 신앙문제가 있어 해결이 필요할 때는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풀 수 있는 기회가 조금이라도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혜진 의사는 “2001년 입학 당시, SMA가 조직은 있었지만, 신앙적으로 멘토 역할을 해 줄 선배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그때 몇몇 친구들과 함께 기도표를 만들어 매일 이메일로 서로 기도를 해 주었다. 시간이 지나며 소문이 나면서 동참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 기도모임이 지금의 SJA(재림교인 의사 및 가족 모임)가 태동한 원동력”이라며 과거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사실 우리 개개인은 너무나 연약하고 능력도 부족하다. 그러나 진심으로 기도할 때 인간이 줄 수 없는 하늘의 힘을 얻을 수 있다. 신앙문제도 마찬가지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막막한 상황에서 놀라운 방법을 찾을 때가 있다. 우리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맡기고 좀 더 기도하면 좋겠다.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기도모임을 만드는 것도 추천한다”고 제안했다.
김윤환 의사는 자신 또한 선배들과 친해지면서 SMA에 나오게 되었다며 “우리가 하나님과 동행하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모임을 갖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래서 모임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한 울타리 안에서 잘 지내고,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MA와 SDA의사회는 서로에게 어떤 것을 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제기됐다.
강기훈 의사는 “상호 관심사에 대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의사회의 법인화에 따른 유익을 조명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약품 등을 후원받을 수 있어 의료봉사에 대한 물품 조달이 원활해지고, 공항 통관절차가 상대적으로 간소화돼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봉사점수 부여자격을 획득해 자원봉사자 수급이 확대될 수 있다. SMA 외에도 ACT 회원이나 구도자를 봉사자로 수용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신앙적인 부분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개원’ ‘공직’ ‘연구’ ‘천연치료’ 등 각 분야의 진로상담이나 진료과목에 대한 세미나를 열 수도 있고, 만약 학교에서 종교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도움을 줄 수 있다. 선배들의 경험담도 후배들에겐 큰 자산이 되리라 본다. 유대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하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민 양은 이에 대해 “1년에 2000만원이라는 거금을 학생들에게 주면서 ‘신앙생활 하라’ ‘봉사대 하라’고 지원해주는 단체가 세상에 어디 있겠나”고 반문하며 “이미 SDA의사회는 SMA에게 큰 도움을 주고 계신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활동해서 훌륭한 재림교인 의사가 되겠다”고 끝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포럼을 마치며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의료사역을 함께 해나갈 동역자다. 지금은 지역과 세대가 떨어져 있지만, 이런 관계들이 모여 언젠간 서로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다. SDA의사회와 SMA가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길 바란다. 우리의 사역은 하나님께서 이끌어주시는 일이다. 그만큼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한다면 우리의 길을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이라며 교감을 나눴다.
한편, SDA의사회는 이날 포럼 후 SMA 지원을 위한 별도의 ‘발전연구위원회’를 구성했다.
SMA의 발전을 위한 실제적인 사안을 의논하고, 임원회의에 제안해 집행하도록 하는 역할을 맡는 이 위원회는 △임원(회장, 부회장, 총무, 재무, SMA지원부장, 고문) △SMA학부모 회원(류의석, 김수길, 배영재) △SMA임원(회장 부회장 총무) △SMA전임회장(조현정 2007년 25기, 함윤석 2012년 30기, 임소민 2017년 35기) △SJA회장(김윤환) 등 16명으로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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