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눈물의 안식일’ 보낸 원주새하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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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kbtlove@kuc.or.kr
입력 2022.05.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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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화재 후 첫 안식일예배 ... 전화위복 재건 기대
반곡동에 있던 교회 건물은 1일 오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전소했다. 그나마 인명피해가 없고, 다른 곳으로 불이 옮겨붙지 않아 다행이었다.
이날은 화재 후 처음 맞은 안식일. 눈물과 감사 그리고 새로운 결심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성도들은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했다. 찬양으로 힘을 내고, 말씀으로 위로를 얻었다.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권능의 팔에 의지하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다. 개인기도 시간,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어려서부터 이 교회에 다녔던 청년도, 이전 교회를 손수 지었던 어른들도 불에 탄 성전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들이 왜 이곳으로 왔는지 아이들도 알고 있었다. 동생 예현이와 함께 원주삼육중고 강당 지하 교실에서 ‘카네이션비누 만들기’ 수공을 하던 서예슬 양은 “갑자기 다른 곳에서 예배를 드리려니 낯설다. 우리 교회가 불에 다 탔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서 빨리 새 예배당을 지었으면 좋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건물을 화마에 잃고,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도 집회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이들이 찾아왔다.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서 마음을 나누려는 이웃 교회 성도와 지인들이 발길을 옮겼다. 안타까운 심정을 나누려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도 찾아왔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잃은 양도 눈에 띄어 반갑고 고마웠다.
합회 임원과 부장들도 참석해 용기를 북돋웠다. 합회장 정근태 목사는 열왕기상 17장 말씀을 인용한 설교에서 사르밧 과부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실망과 낙담이 밀려오더라도 눈앞에 놓인 상황이 아닌, 하나님과 선지자의 기별을 바라보자. 시험과 시련 중에 놓여 있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소망을 바라봐야 한다.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는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의 역사를 누리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정근태 합회장은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과 믿음이 있다. 그러니 두려워 말자. 척박하고 황량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우리가 하늘 가나안에 들어갈 때까지 시시때때로 그 필요를 채우고 공급해주실 것이다. 능력의 하나님께서 새 성전이 건축될 때까지 우리를 보호하시며 넉넉한 은혜를 베푸실 것이다. 막막하고 암담한 상황이 아닌, 눈을 들어 십자가를 바라보자”고 강조했다.
성도들은 충격과 실망에서 벗어나 애써 마음을 추슬렀다. 모든 구성원이 연합할 수 있도록 성령을 초청했다. 안교장 박재경 집사는 “지난 한 주간 가슴이 아프고 허전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신앙과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였다. ‘하나님께서 왜 이런 큰 재난을 허락하셨을까’ 생각할 때, 인간의 유한한 지혜로는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다시금 주님을 찬양하고 예배할 수 있도록 인도하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효종 장로는 “이곳에 모인 우리 각자가 모두 교회다. 예배당이 불에 탔을지언정 우리의 교회는 결코 소실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우리 교회는 이전보다 더 뜨겁게 성령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제는 슬픔을 거두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걱정하기보다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가 할 일을 찾아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다독였다.
류몽희 목사는 “각처에서 헌금과 위로의 말씀을 주셔서 정말 고맙다. 국내는 물론 미국, 호주 등 해외에서도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셨다. 우리 교회 출신이 아니어도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주셨고, 교우들의 친척들도 후원하셨다. 심지어 재림교인이 아니거나 우리와 아무 연관이 없는 분, 교회를 떠났던 잃은 양들이 찾아와 슬픔을 달래줬다.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전화위복을 경험하고 있다. 큰 용기가 됐다”고 인사를 전했다.
자리를 같이한 200여 명의 성도들은 이날의 예배가 희망의 출발점이 되길 기도했다. 분연히 일어서는 계기가 되길 마음 모았다. 그리스도의 역사를 다시 한번 뜨겁게 체험하는 기회가 되길 간절히 구했다.
교회 측은 이날 가정의달을 맞아 모두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했다. 그 작은 꽃 한 송이가 마치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것 같아 의미 있게 다가왔다. 꽃을 받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어서 빨리 이 교회 성도들의 표정이 저렇게 밝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다. 다시 새싹이 틔어나듯 원주새하늘교회 성도들은 불에 탄 십자가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이번 주에도 심기일전하며 성령의 등잔에 기름을 채울 것이다.
■ 원주새하늘교회 후원 계좌:
농협 307129 55 002112(예금주 원주새하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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